블루 캐년(Blue Canyon)

 미국 서부에는 사진사들에게 유명한 곳이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들이 있다.

 

 이를테면 제브라 슬롯(Zebra Slo)t, 웨이브(Coyote Buttes North)나 서브웨이(The Subway), 화이트 파킷(White Pocket), 그랜드 캐년의 하바수 폭포(Havasu Falls), 리본 폭포(Ribbon Falls), 토로윕(Toroweap), 파웰 호수의 알스트롬 포인트(Alstrom Point)나 캐년랜즈의 코끼리 바위(Elephant Rock), 그로브너 아치(Grosvenor Arch)나 선셋 아치(Sunset Arch) 등이다.

 

 

 

 위에 언급한 장소들은 덜컹거리는 비포장 길을 수십 마일 가거나, 혹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일반 차량으로는 접근이 매우 어렵거나 혹은 길을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서 매니아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가기엔 엄두가 나지 않는 곳들이다.

 

 그리고, 블루 캐년(Blue Canyon)도 바로 이와같은 장소 가운데 한 곳이다. 블루 캐년은 애리조나의 북동쪽에 있는 오지의 비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블루 캐년(Blue Canyon)은 '127 Hours'라는 영화에 나왔던 블루 존 캐년(Blue John Canyon)과는 다른 곳이다.

 블루 존 캐년이 유타에 있다면 블루 캐년은 애리조나에 있다.

 블루 존 캐년이 슬랏 캐년, 혹은 벅스킨 걸치와 비슷하다면, 블루 캐년은 행스빌에 있는 고블린과 유사하게 생겼다.

A-Canyon-Blue Canyon-02.jpg

 

 블루 캐년(Blue Canyon)은 호피(Hopi) 사람들의 영토(reservation) -호피 인디언 레저베이션(Hopi Indian Reservation)- 내에 위치하고 있다.

 호피 사람들은 고대 아나사지(Anasazi)의 후손들로 알려진 푸에블로(Pueblo)의 후손들과 동일인들로 알려져 있다(호피 사람들의 주장).

 이들은 나바호(Navajo) 사람들처럼 포 코너(Four Corner) 주변에 흩어져 살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부족끼리인 이들 사이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호피 사람들이 농경생활 위주의 원주민이었다면 나바호 사람들은 농경과 수렵을 겸하고 있었고, 게다가, 나바호 사람들은 뉴멕시코주가 멕시코의 영토였을 무렵, 멕시코인들과 빈번하게 전투를 치루었기 때문에 나바호의 전투력은 호피 사람들의 전투력보다 뛰어났다.

 그리하여 군사력에 밀린 호피 사람들은 나바호(Navajo)와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조금씩, 조금씩 그들의 땅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호피 땅은 쪼그라 들었으며, 현재, 블루 캐년이 있는 모엔코피 워시(Moenkopi Wash)를 비롯한 대부분의 호피 땅은 나바호 땅에 의해 섬처럼 둘러 쌓여 있다.

 

 북아메리카에 살았던 대부분의 인디언들에게 18~19세기의 백인들과 미연방 정부는 그들의 땅을 빼앗고, 가족을 죽인 원수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호피 사람들에게 백인과 미연방 정부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연방정부가 없었다면 호피 사람들은 나바호 부족들에게 자기들이 조상대대로 살아왔던 땅을 침략당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호피 부족은 지금은 그 이름만 남긴 채, 북아메리카에서 명멸해 갔던 수많은 인디언처럼 호피의 후손은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호피 사람들은 애리조나 264번 길의 오라이비(Oraibi), 제2 메사(Second Mesa)를 중심으로 흩어져 살고 있으며 현재 인구는 약 18,000여 명(2016년)으로 추산되고 있다.

 호피 사람의 인구 수는 30만여 명인 나바호에 비하면 불과 약 17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다.

 

 블루 캐년(Blue Canyon)으로 진입하는 길은 두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160번 길이고, 다른 하나는 콜 마인 캐년(Coal Mine Canyon) 부근의 264번 길이다.

 264번 길은 160번 길보다 더 험하고 입구를 제대로 찾기가 쉽지 않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160번 길로 진입한다. 대부분의 Native American(인디언)이 그러하듯이 호피 사람들도 자기네들의 땅을 신성시하기 때문에 이방인, 혹은 외부인들이 자기들의 영토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블루 캐년(Blue Canyon)으로 가는 이정표가 전혀없는 것은 그들이 신성시하는 땅 안으로 외부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인지도 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진사들의 버킷 리스트에는 블루 캐년이 항상 앞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블루 캐년(Blue Canyon)의 형태는 배들랜즈(Badlands, 불모지, 황부지)와 후두(Hoodoo, 돌기둥), 크로스 라인(Cross line, 황단선), 피너클(pinnacle, 뽀쪽한 산봉우리)과 붉은색(red)과 흰색(white)의 침식된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후두들이 떨어지는 이유는 위에 있는 브라운 색의 후두와 아래쪽 회색 바위가 풍화에 견디는 힘이 다르기 때문이다.

 블루 캐년에 생긴 지층(stratum)은 오늘날 대다수의 지질학자들이 인정하는 혼탁류(Turbidity Current)에 의해 형성되었다.

 

 혼탁류(Turbidity Current)란 급격한 물의 흐름에 따라, 그 물의 힘에 의해 퇴적물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퇴적지층은 오랜 기간 동안에 천천히 형성되는 것도 있지만 혼탁류에 의해 아주 짧은 시간에 형성되는 것도 많이 있다.

 

 블루 캐년(Blue Canyon)은 지질학적 현상으로 볼 때, 브라운 색과 회색이 일정하고도 규칙적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이것은 두 성분이 혼탁류에 의해 급격하게 분리되어 생긴 것을 의미한다.

 

 새로 생신 지층이 만일 오랜 세월에 의해 형성되었다면 바람과 비에 의해서 규칙적인 모양이 모두 사라지고, 바람과 비에 의해 파이고 손상된 불규칙한 모습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층이 순식간에 생기고, 그 위에 다른 지층이 곧바로 덮였기 때문에 블루 캐년은 규칙적인 지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혼탁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위의 지층과 아래 지층을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형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거의 동시간대에 형성시킨다는 것이다.

 

 

 회색 지층과 브라운 지층이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쌓여진 것이 아니라, 홍수에 의해 형성되는 급격한 혼탁류(Turbidity Current)에 의해 아래 위가 동시간대에 형성된다.

 그럼, 어떻게 해서 이렇게 서로 다른 색상이 동시에 생기게 되었을까요?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혼탁류에 의해 발생하는 지층의 특성을 이해해야만 한다.

 거대한 혼탁류가 어느 지점을 통과할 경우에 주변에 있던 흙과 모래와 자갈 등, 퇴적이 될 만한 모든 성분들은 같은 구성원들끼리 모이면서 퇴적이 형성된다.

 예컨대, 굵은 모래는 굵은 모래끼리, 흙은 흙끼리, 돌이나 자갈들은 그들끼리 모이게 된다. 그 이유는, 물의 흐름에 따라 입자가 움직이는 속도와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회색은 실트(silt)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위의 브라운 색의 바위는 실트보다 더 단단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성분은 혼탁류에 의해 퇴적될 때, 입자의 무게나 크기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비록 동시에 형성되었지만, 위치는 서로 다르게 퇴적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설명하자면 혼탁류는 위의 지층과 아래 지층을 동시에 퇴적시킨다는 사실이 여러 지질학자들에 의해 실험으로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브라운 칼라와 아래 회색의 실트 부분에 풍화와 침식이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약한 실트 부분이 먼저 깎여 나가게 된다.

 목부분과 아랫부분은 같은 실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왜 목부분만 먼저 잘려 나갔느냐?

 그 이유는, 목부분의 실트가 비에 의해 깍이면서 아랫부분으로 흘러 내려가는 동시에 아랫부분의 실트와 합쳐졌기 때문에, 목부분이 아랫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려나간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

 빗물에 의해 깎여진 것을 볼 수 있으며, 바람의 방향에 의해 풍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하여 목 주변의 약한 부분이 풍화에 의해 침식이 되면 윗부분의 단단한 바위가 땅으로 굴러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블루 캐년(Blue Canyon)은 지역 특성상 바람이 매우 강할 뿐만 아니라,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 관계로 현재도 빠르게 침식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후두가 땅으로 굴러 떨어지고, 오랫동안 붙어 있을 것 같았던 후두도 이내 떨어진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모든 후두가 떨어져서 이곳에 더 이상 후두가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이다. 지금도 땅에 묻혀 있던 새로운 후두들이 풍화작용에 의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으니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오지의 비경을 보고 싶다면 블루 캐년(Blue Canyon)을 방문해 보라.

 참으로 오묘하고 신기한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127시간(127 HOURS)

드라마

개봉 : 2010년

상영시간 : 94분

감독 : 대니 보일(Danny Boyle)

주연 : 제임스 프랑코(James Franco) 아론 랠스톤 역

 

 살고자 하는 의지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

 남은 건 오직 로프, 무딘 등산칼 그리고 500ml 물 한 병 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127시간의 간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2003년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년(Blue John Canyon), 홀로 등반에 나선 아론(제임스 프랭코)은 떨어진 암벽에 팔이 짓눌려 고립된다. 그가 가진 것은 산악용 로프와 등산용 칼 그리고 500ml의 물 한 병이 전부. 그는 127시간 동안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그는 친구, 연인, 가족 그리고 그가 사고 전에 만난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마침내 살아남기 위한 결심을 굳히고, 탈출을 위해서는 자신의 팔을 잘라야 하는데...

 

 

 아론은 자연에 자신을 내맡기며 자연을 호흡하기를 좋아해서 주말이면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블루 존 캐년을 찾아 자연의 위대함을 즐긴다. 그 날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 날은 좀 특별한 날이었다. 동생이 결혼식을 앞두고 전화를 남겼고 엄마 아빠를 챙기라는 당부까지 남긴 날이니까. 하지만 그는 짜릿한 모험을 마친 후 곧 돌아올테니, 동생의 결혼식에도 당연히 참석할테니, 엄마 아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걸 알테니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배낭 하나 달랑 들고 자전거를 차에 싣고 그리운 캐년을 향해 달려가 버렸다.

 

 새파란 하늘과 상쾌한 대기와 드넓게 펼쳐진 캐년. 그 곳에서 그는 환호를 지르며 마음껏 내달린다. 그것은 짜릿한 쾌감. 그것은 짜릿한 자유. 그것은 짜릿한 해방감. 그것은 짜릿한 환희.

 아직은 높이 해가 솟아 있을 때 그는 두 여자를 만난다. 분명 길을 잃은 듯 보이는 여자들. 그녀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안내해주고 또한 자신이 알고 있는 멋진 곳으로 안내해준다. 오직 자연과 오랜 시간 친해져 자연의 환심을 산 자만이 알 수 있는 숨어있는 비경으로, 자연이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고 아무에게나 열어주지 않고 아무에게나 가르쳐주지 않는, 그 어디서도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절경으로 안내해준다. 그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여자들과 헤어진 아론은 이제 또다시 혼자만의 세계를 즐기러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거기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게 된다. 바위를 발로 디뎌본 후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좁디좁은 협곡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바위와 함께 몸이 떨어져 내리면서 오른팔이 바위에 끼어버려 꼼짝할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순간 정신을 차리고 아론은 자신의 상황과 상태를 점검한다. 발은 (다행히도) 바닥에 닿고 왼팔은 움직일 수 있다. 오른팔은 바위와 협곡 사이에 꼼짝할 수 없이 끼어 있고 고개를 들어보니 떨어진 협곡은 깊진 않으나 그 누구도 지나갈 일 없는 곳이라 아무리 소리쳐도 듣는 이 하나 없다.

 가진 것을 꺼내보니 간식 조금과 한 통이 채 차지 않은 양의 물이 담긴 물통과 로프와 날이 무딘 나이프, 작은 랜턴 정도. 몸을 누이기는커녕 앉을 수도 없는 자세로 바위와 협곡의 벽에 갇혀 버린다.

 

 당신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살아나올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상태가 되어 버렸는데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을 할 것이며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5일을, 127시간을 견뎌낸 아론은 강인한 정신으로 그 스스로 협곡을 빠져나와 자신의 인생을 연장하고야 만다. 이것이 실화라는 것에 관객들은 일단 마음에 충격을 받는다. 아론이 버텨낸 5일간의 행적을 보면서 관객들은 일단 마음에 숙연함을 느낀다.

 아론의 강인한 정신력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을 보면서 관객들은 인간의 강한 의지에 감동한다. 그리고 이후 아론의 삶을 전해 들으며 관객들은 다시 한 번 인간의 위대함에 혀를 내두르고야 만다.

 

 그 어떤 소리도 빠져나갈 수 없는 협곡, 그 어떤 다른 자세도 취할 수 없는 상황, 먹을 것도 마실 것도 그 어떤 다른 것도 더 이상 보급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아론의 진가는 빛난다. 침착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점검하고 자신의 상태와 생각을 비디오로 기록하며 집을 나서기 전 걸려왔던 동생의 전화를 떠올리며 동생과 부모님에게 사랑을 전하고 절망에 빠져 흐느껴 울기보다는 눈물을 머금은 채 팔을 빼내기 위해 날이 무딘 칼로 바위를 깎는다. 추위 속에서 밤을 지새고, 위로하듯 스쳐가는 햇살에 감사하고, 쏟아지는 폭우에 정신을 잃으면서도 생존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은 아론.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강인할 수 있는지, 그 강인함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와 그 위대함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맞닿아 있는 것임을 우리는 배운다. 나약해지지 말자. 정신을 차리자. 우리 앞에 놓여있는, 펼쳐진 삶은 숭고한 것이다. 아론은 우리에게 행동으로 그것을 보여준다.

 

 

 실화는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기에 때로는 본의 아니게 스포일러를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보기도 한다. 영화 '127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화 '127시간'은 그 정해진 이야기 속에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세 가지 요소들이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대니 보일, A.R 라흐만, 그리고 제임스 프랑코!!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영화 '127시간'의 가치와 매력은 충분하다.

 

 

 

스타투어(Star Tour)

☎:(02)723-6360

http://www.startour.pe.kr

블로그 : 스타투어

E-mail: startour2@naver.com